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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연남동 맛집, 북한 음식점 '북녘 식당 친친' (평양냉면,서울냉면,두부밥,세고기만두)

욜로디 2022. 9. 30. 13:58

 

 

우리나라에서 북한 음식 하면

평양냉면밖에 모르는 내가.

이북 음식을 하는 연남동 맛집에서

두부밥과 농마랭면을 먹었다.

음식을 나누며 토론하는

애식가 친구와 함께.

 

서울 평양냉면, 홍대/연남동 맛집 포스팅

 

-북녘 식당 친친 -

 

.

활-짝

 

 

우와, 꽉 닫힌 철문을 무겁게 여니,

대단한 풍경이 나타났다.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연회장에 들어가는 순간 같은 느낌.

 

정통 중국 식당 같기도 하면서

또, 그렇게 무거운 느낌은 아니면서,

전체적인 색의 조합은 빨간색으로 뭔가

암흑적이지만 동시에 오픈 주방으로

개방적인 느낌도 선사한다.

 

 

농마랭면 + 서울냉면 + 세고기만두2개 + 두부밥 2개

(8900원 + 9900원 + 7000원 + 5000원)

 

 

냉면의 날?

 

봉피양,복순도가 등 평양냉면 또는 막걸리 회사에서

모두 협업하여 냉면의 날을 만든건가?

뭐 여하튼 이번 겨울에 제1회 냉면의 날이라고 한다.

 

 

기본 찬과 물수건.

 

 

처음 보는 물수건이다.

나는 이런 소소한 것에서

특별함을 느낀다.

 

그 길다란 비닐 안에 들어있는 물수건이 아니라서

뭔가 더 특이하다.

이것도 마치 북한 것 같은?

(영어가 써있으니 당연히 아니겠지만)

 

 

 

셰프님이 직접 담그신 백김치다.

배추가 굉장히 달다.

 

남한의 김치는 맵고 짜고 달고 감칠맛이 있다면

북한의 김치는 달고 감칠맛이 있는걸까?

 

그렇게 느낀 까닭은

아래 사진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기 때문.

 

 

무 절임도 직접 담그신 것 같다.

공산품의 맛이 아니고

은은한 단맛에 식초 맛은 강하지 않고

역시 감칠맛이 대단하다.

 

 

찰나의 순간,

아쉽게도 사진을 못 찍었지만

저 원통 기계에서 냉면 국수가 뽑혀 나온다.

 

바로 삶아 음식을 내어주신다.

 

 

농마랭면

(8900원)

 

 

감자국수와 평양랭면식 육수라는데,

보기엔 면만 다른 평범한 평양랭면같지만..

 

 

대박이다.

난 이런 음식 처음 먹어본다.

맛있는데 신기하다

익숙한 듯 어색하고,

어색한데 익숙한 맛.

 

나는 살면서 이런 표현을 해본 적이 없는데,

면발에서 감자의 구수한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정말 신기한 게,

간이 없다. 근데 밍밍하지 않다.

왜냐? 감칠맛이 미쳤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고명으로 올라가는 파의 알싸한 맛이

육수에서 느껴질 정도로

육수는 굉장히 간이 없다 근데 맛있다 이상하다.

 

뭔가 생선 맛과 고기 맛이 동시에 나는 게

멸치육수와 고기 육수를 섞으신 건가 했는데,

역시,

돼지고기, 닭고기, 북어, 야채로 육수를 내신다고 한다.

 

 

서울냉면

(9900원)

 

.

 

우리가 알고 있는 평양냉면이다.

진한 고기 육수에 메밀국수.

 

이곳의 특별한 제면 기술을 입힌,

메밀향과 꼬들함, 그리고 구수함이 공존하는

그런 평양냉면이다.

 

서울냉면이라는 것은 아마도,

서울식 평양냉면이라는 뜻인 것 같다.

 

 

서울냉면의 육수는

오로지 소고기로만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평양냉면과 비슷한 느낌.

하지만 왜인지 이곳의 음식은

모두 감칠맛이 폭발한다.

 

감칠맛이라는 것을 못 느끼는 분은

이곳에 와보세요.

 

저도 여기서 감칠맛의 정의를 배웠습니다.

 

 

 

원래 우리나라는 고추가 없어서

매운맛이라는 게 거의 없었다던데..

 

원조 한국의 맛이 바로 이런 것인가?

 

 

 

백김치와 무 절임을 싸먹어본다.

감칠맛에 감칠맛을 더해

정말 최고다.

 

 

세고기만두

(1알, 3500원)

 

가격이 좀 나간다.

어떻게 만두 한 알에 3500원?

 

근데 크기가 주먹 반만하다.

크기도 크기인데 재료가 특이하다.

 

세고기만두 =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달큰하고 아삭한 양파가 덜 익은 채 씹히는데,

배나 무인 줄 알았다.

뭔가 꼬들했는데.

 

여하튼, 한 입 무니

육즙이 푹하고 터져 나온다.

 

 

두부밥

(2알, 5000원)

 

 

이 역시 가격이 좀 나간다.

만두와는 다르게 별 감동은 없었던.

 

하지만 유래를 알고 나면 조금 뜻깊다.

 

셰프님에게 여쭤본 바로는,

예전 어느 시대에,

북한 주민들이 일본으로 유학? 비슷한 걸 나갔는데,

그때 일본에서 맛본 유부초밥을 잊지 못해

북한으로 돌아와 비슷하게 만든 음식이

바로 이 두부밥.

 

 

그냥 포슬한 튀김 두부에 밥을 넣고

매운 고추참치 비슷한 소스를 발라먹는 맛.

 

밥에 따로 간이 되어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한번 먹어보고 의미를 알게 된 것으로 만족할 음식.

 

 

물 잔이 조그맣다.

 

 

냉장고를 보니 잔술용 잔인 가보다.

 

 

분위기도 좋고 셰프님도 점잖으셔서

연인과의 데이트, 부모님과의 외식, 거래처 접대 등으로

너무 좋을 것 같은 북녘 식당 친친.

 

사실, 1989년도부터 영업했던

홍대의 유명 맛집 '친친'이

이곳의 시작이라고 한다.

 

아,

주위에 이북과 관련된 지인이 있다면

꼭 한번 모시고 오시길.

 

너무 의미 있는 음식점.

 

연남동의 북한 음식점 북녘 식당 친친

 

-끌리어-